인구 감소와 학령인구의 급감으로 전국 각지에서 폐교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지역은 이 공간을 단순히 방치하지 않고, 지역 자산으로 되살리는 폐교 재생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폐교 재생은 교육 시설의 재활용을 넘어, 지역경제 회복, 주민 공동체 회복, 청년 유입까지도 이끌어내는 전략적 수단이 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전국 지자체 중에서도 실질적인 정책과 제도를 통해 폐교 재생에 앞장서고 있는 3곳의 지자체를 소개한다.
이들은 단순한 사례를 넘어서, 제도 설계부터 예산 집행, 민간 협업까지 폐교 재생 전 과정을 체계화한 지자체들이다.
지역이 공간을 바꾸는 방식, 그 중심에 어떤 지방정부가 있었는지 살펴보자.

폐교 재생 선도 지자체 ① – 충청북도 제천시
도시재생 + 문화정책 + 폐교 활용의 삼각 전략
제천시는 충북 내에서도 소도시에 속하지만, 폐교 재생을 도시재생 전략과 결합해 지역 정체성 강화에 성공한 대표 지자체다.
특히 2018년부터 시작된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폐교 재생을 연계한 것이 특징적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청전동 작은도서관학교다.
해당 폐교는 제천시, 지역 교육청, 마을주민이 협약을 맺고, 문화 거점 공간으로 리모델링된 폐교 재생 사례다.
현재는 아이들을 위한 독서 공간, 주민 대상 글쓰기 교실, 청년 강사 양성 프로그램 등으로 운영 중이다.
제천시는 폐교 재생 공간에 생활 SOC 복합화 정책을 적용해, 공공 도서관, 커뮤니티 키친, 공예실, 북카페 등 복합시설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공간 운영 이후의 지속성을 고려하여, 마을운영위원회를 조직하고 자생적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예산도 일부 분산 지급하고 있다.
이처럼 제천시는 폐교 재생이 단기 리모델링이 아닌, 정책 융합형 장기 전략임을 보여주는 대표 지자체다.
폐교 재생 선도 지자체 ② – 전라남도 고흥군
농촌형 폐교 재생의 표준 모델 구축
전남 고흥군은 농촌 인구 감소로 폐교가 다수 발생한 지역이지만,
이를 귀농귀촌 인구 정착, 마을 기반 창업, 커뮤니티 활성화의 거점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고흥군은 2020년부터 마을공방형 폐교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폐교를 지역 공방, 체험장, 창업 거점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흥목공학교는 폐교 교실을 개조해 목공예 창업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이곳에서 배출된 청년 창업자들이 고흥군 내에 실제 공방과 매장을 창업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고흥군의 폐교 재생 정책은 단지 공간 제공에 그치지 않는다.
군은 자체적으로 폐교 운영협약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운영 주체 선정부터 책임 구조, 수익 공유 방안까지 문서화하고 있다.
또한 주민참여형 워크숍을 정례화해 지역 스스로의 폐교 활용 계획 수립을 제도화한 것이 특징이다.
고흥군은 폐교 재생을 통해 농촌에서 살아남는 실질 전략을 만든 지자체로 평가받고 있다.
폐교 재생 선도 지자체 ③ – 경상북도 문경시
청년 유입과 브랜드 창출형 폐교 재생
문경시는 폐교 재생을 통해 지역 내 청년 유입과 로컬 브랜드 창출에 성공한 사례로 주목받는다.
특히 2021년부터 본격 추진된 문경 폐교 활용 청년창업센터 조성 사업은 다른 지역에서도 벤치마킹되고 있다.
대표 사례인 문경아트스쿨은 폐교 교실을 개조한 창작공간으로,
청년 작가와 디자이너, 공예인들이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탄생한 브랜드들이 실제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브랜드 제품은 문경 마켓이라는 온라인몰과 지역 플리마켓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
문경시는 폐교 재생 공간을 활용한 청년 레지던시 프로그램, 공동 브랜드 개발 지원, 창업 초기 자금 매칭 펀딩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청년이 떠나는 도시가 아닌 청년이 창업하러 오는 도시로 이미지 전환에 성공하고 있다.
폐교 재생을 청년 창업의 기반으로 활용한 문경시의 전략은 브랜드, 콘텐츠, 사람을 동시에 유치하는 성공적 폐교 활용 모델이다.
문경시는 폐교 재생 이후의 운영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단순한 공간 지원에 그치지 않고 3년 운영 지속성 평가 체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창업 초기 단계, 성장 단계, 지역 연계 단계까지
정량·정성 평가를 기반으로 공간 입주를 재조정하며 효율적 운영 관리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입주 청년 창업자들이 문경공간협동조합을 구성해 공동 자산화 방식으로 공간 유지비와 프로그램 운영비를 분담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러한 구조는 자립적 운영 기반을 제공함과 동시에,
폐교 재생이 지역 커뮤니티 비즈니스로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폐교 재생 지자체의 공통 전략 분석
이들 지자체는 모두 공간만 바꾸지 않고, 사람이 콘텐츠와 시스템을 함께 설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폐교 재생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예산을 들여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 주체를 명확히 하고, 지역 수요와 연결된 프로그램을 탑재해야 한다.
또한 이들은 모두 주민과 행정이 협업하는 구조를 제도화했다.
자율운영위원회, 주민 워크숍, 지역 협의체 등 제도적인 장치를 활용해
단기 이벤트가 아닌, 장기적 자립 운영이 가능한 폐교 재생 모델을 만들고 있다.
특히 이들 지자체는 폐교 재생 사업을 단발성 공모사업으로 끝내지 않고, 정책 시스템 내에 제도화한 점이 눈에 띈다.
고흥군의 경우, 폐교 활용 지침서를 조례 수준에서 수립 중이며,
제천시는 폐교 복합화 관리 조례를 통해 시설 지정 절차 및 운영 기준을 명문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제도화는 타 지자체에서도 참고 가능한 표준모델이 될 수 있으며,
지방 행정이 공간 활용을 넘어 지역 지속성 기반을 설계하는 데 중요한 선례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지자체 간 협의체나 정보 공유 플랫폼이 필요하며,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우수 폐교 재생 사례에 대한 인센티브와 정책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지방정부가 폐교 재생을 이끌 때, 지역이 살아난다
폐교 재생은 단순한 공간 재활용이 아니다.
그 지역의 정책 의지와 실행 전략이 담겨야 가능한 변화다.
제천, 고흥, 문경 이 세 곳은 단순히 건물을 바꾼 것이 아니라, 지역의 방향성을 새롭게 설정한 지자체들이다.
앞으로 더 많은 지자체가 폐교를 새로운 가능성의 공간으로 보고, 실질적인 정책 설계와 주민 협업 모델을 구축하길 기대한다.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움직일 때, 폐교는 사라진 공간이 아닌 다시 살아나는 지역의 중심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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